Daniel Sinsel: Untitled
제이슨함은 다니엘 신셀 (Daniel Sinsel)의 개인전 《Daniel Sinsel: Untitled》를 개최한다. 공간, 시각, 그리고 물질성을 기반으로 하는 주제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최근작들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면밀한 시각적 구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의 제목인 ‘Untitled’은 전시된 작품들의 제목의 부재를 의미한다. 작품의 제목은 대개 작품에 내포된 상징적 의미를 암시하거나 묘사된 물체에 대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의 제목을 생략하여 묘사된 오브제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을 배제한다. 작품 속 대상과 그것의 함축적인 의미 사이의 관계를 감상자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김으로써 능동적인 경험으로 인도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여덟 점의 작품들은 2차원적인 평면을 3차원적인 공간의 착시현상으로 나타내어 작품 속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적 구도를 제안한다. 작가 특유의 트롱프 뢰유(Trompe-l’oeil) 스타일로 오브제를 재해석한 작품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상자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유도한다. 작가의 수수께끼 같은 그림 속 사물의 모습을 감상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벽, 액자, 창문과 같은 단순하지만 기하학적인 건축 형태들은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프레스코(fresco)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반복적인 소재는 외설적인 사물과 건축적인 구성을 연결하는 공간을 연출한다. 이처럼 기하학적 특성을 가지며 왜곡된 형태의 창은 다양한 공간적 관점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작품의 착시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무제의 오브제들과 이를 둘러싼 입체적인 틀은 묘사된 공간에 대한 고찰을 허용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의 조각작품에서 보여지는 빈 공간과 같은 형태는 텅 빈 틀을 연상시키는데, 이는 그의 회화에서 오브제를 둘러싸고 있는 기하학적인 틀과 닮아있다. 따라서 회화 속 틀 안에 자리하는 오브제들은 조각 속 틀 안에 존재하는 빈 공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또한 작가의 회화에서 보여지는 틀 속 오브제는 조각작품의 틀 밖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조각과 회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틀’이라는 시각적 모티브를 통해, 작가는 다양한 작품들을 연결한다.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기하학적인 형태는 실제 사물과 회화적 이미지, 환상과 현실, 함축된 에로티시즘과 사물의 표면적 형태 사이를 넘나들게 하는 장치가 된다.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적 언어로 공간, 형태, 물체성의 정의를 재창조함으로써 작가는 단일 개체에 대한 다중 해석의 여지를 열어 둔다. 겉보기에 친숙한 사물들은 작가의 착시적인 공간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지며 이와 같은 주관적인 해석들을 통해 상징적인 요소로 탈바꿈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의 감각적인 작품들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잠재된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작가의 매혹적인 프레임 속에서 감상자는 주제에 한정되지 않은 내면의 상상력과 다양한 관점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는 프라이빗 행사로 인해 2021년 9월 15일 (수)- 9월 16 (목) 휴관합니다. 2021년 9월 17일 (금) 오전 9시 30분부터 정상 운영하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